홍연紅緣

홍연紅緣

너와 있으면 
설익은 애정으로 휘갈긴 활자마저 성서聖書 같았다 

애틋한 것들에는 수명이 없어서 
서로를 여름과 겨울로 부르던 모든 순간이 
청춘의 피사체가 되었다가 
시절로 남았다 

우리 손끝에 매달린 실이 
얼마나 붉기에 
이토록 애틋하게 생애를 나누고 있는가 

동여맨 자리를 찾듯 
손금을 문질러도 보았던 아홉수 

너는 불변을 믿니 
영원을 모사模寫하는 우리의 문장을 
등 뒤에 받쳐두고 잠을 청하는 밤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기필코 사랑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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